지금은 코끝이 시린 한겨울인데,문득 그날의 따뜻한 등 뒤 햇빛이 떠올라 이 기록을 다시 꺼내본다.점심을 야채 듬뿍 싸서 든든하게 먹고,소화도 시킬 겸 밖으로 나섰다. 세탁소 볼일도 있고, 복사할 것도 있고, 장도 봐야 하고…겸사겸사 발걸음을 옮긴 가을 오후였다. 바람은 살짝 불 뿐인데햇볕은 등 뒤와 목덜미를 따뜻하게 감싸고 있었다. 아, 이런 햇빛.걸어가는 내내“오늘 가을 참 예쁘다”라는 말이혼자 속삭이듯 흘러나왔다. 하늘에서는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고땅바닥엔 크고 작은 잎들이바삭바삭한 소리를 품은 채 흩어져 있었다. 마치“우리 좀 밟아봐요” 하고가을 소리를 들려주려는 것처럼. 한쪽에서는 경비 아저씨가낙엽을 한데 모으는 장비를 돌리는 중이었고,길가엔 채 정리되지 못한 잎들이햇볕을 받으며 제자리에서 반짝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