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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 3박 4일 여행기] 🐌 아주 조금은 천천히, 우리가 머문 여름

영어하는 할매 2025. 8. 4. 08:00

“여행은 짧지만, 그 짧음 안에 어떤 기억은 오래 남는다.”

극성수기, 늘 비싼 휴가철에 맞춰야 하는 남편의 일정.
늘 그랬듯 붐비는 공항, 바쁜 사람들 틈에서 이번 여행도 그렇게 시작되었다.
하지만, 조금만 시선을 바꾸니…
그 안에도 조용한 시간이 있었다.



✈ 출발 전, 작은 해프닝 하나

공항으로 향하는 셔틀을 기다리며 내가 말했다.
“나… 돼지코 안 가져왔어.”
남편이 휘둥그레진 눈으로 날 쳐다본다. 순간 당황.

‘아니, 우리 어제 아이들한테 멀티어댑터 받았잖아.’
내 말에 이어질 그의 대사는 분명 그거였을 텐데.
왜 예상 못 한 반응이 돌아왔을까.
혹시 내가 또 뭘 빠뜨렸나 싶은 걱정이 앞섰던 걸까.



🍱 도착하자마자, 속을 편안하게 달래주는 정식 한 상

바로 이런 밥상이, 여행 첫 끼의 정답 아닐까.

후쿠오카 공항에 도착하니 예전보다 훨씬 깨끗하고 정돈된 느낌.
짐 풀고 배고픔을 참지 못해 늘 가던 식당가로 곧장 향했다.
우리가 고른 건 7첩 반찬이 정갈하게 담긴 생선 정식.
특히 잡곡밥 선택이 가능해서 더 만족!

📝 “어쩜 반찬 하나하나가 이렇게 깔끔하고 맛있지?”



🧺 쇼핑도 산책처럼, 일상처럼

소화도 시킬 겸 마트로.
며칠 동안 먹을 물과 신선한 채소, 과일을 골라 장바구니에 가득.
사과, 체리, 오이, 토마토, 무화과, 샐러드…
장바구니가 무거워질수록 마음은 가벼워졌다.
첫날 밤은 꿀잠.



🌿 둘째 날 아침, 다르게 보이는 풍경

익숙하다고 생각했던 길이, 둘째 날엔 낯설게 느껴졌다.
여행의 묘미는 아마 이런 데 있는 걸까.
같은 장소인데도 날마다 새롭게 보이니 말이다.

“어라? 여기 세븐일레븐 있었네?”
“저 건물, 어제는 왜 못 봤지?”
여러 번 왔던 하카타인데도
이번엔 뭔가 다르게 보였다.

📌 “같은 곳도, 시간이 달라지면 다르게 보인다.”

아침 조식은 둘이 합해 1400엔.
우엉과 연근 반찬이 배워오고 싶을 만큼 내 입맛에 딱.
덤으로 쾌적한 아침 공기가 기분을 더 좋게 만들었다.



🍃 예정에 없던 ‘오호리공원’에서의 쉼표

사실, 공원이라 해서 큰 기대는 없었다.
제일 예쁘다고 소문난 ‘스타벅스나 가볼까’ 하고 걸었는데,
너무 뜨거운 날씨에 도중에 포기.
마침 보이던 카페로 냉큼 들어갔다.

그런데, 그곳이 훨씬 더 좋았다.
탁 트인 뷰, 시원한 카페 안, 그리고 정면으로 펼쳐진 오호리공원의 풍경.

샐러드 맛집이라 브런치도 최고였고,
오리배 구경하며 남편과 1분짜리 영상도 찍었다.
가을이었다면 아마 직접 오리배도 탔을 거다.

서로 아무 말 없이 멍하니 앉아 힐링 타임도 즐겼고,
어느새 그는 ‘폰’, 나는 ‘멍’—
각자의 바쁨을 조용히 즐겼다.

📷 “예정에 없던 장소에서 얻는 예기치 못한 쉼표.
그게 바로 여행의 선물이지.”



🍣 토요이치 스시, 남편의 입꼬리가 올라간 날

스시라면 무조건 OK인 남편. 스시러버.
우린 신선한 스시가 110엔에 가능한 ‘토요이치 스시’를 찾았다.
도착하니 벌써 길게 늘어선 줄.

✔ 이용 꿀팁: 후쿠오카 버스는 앞문 하차, 하차 시 요금 지불!
(앞문으로 타려다 멈칫, 당황할 수 있어요 탑승은 뒷문😅)

드디어 입장.
진열장 앞에 줄 서서 스시를 고르고
한 번에 계산하는 방식.

성게, 연어, 도미, 광어…
먹음직스러운 스시들을 쏙쏙 담는 재미가 쏠쏠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고등어 스시도 담을 걸 그랬나 싶다.



🚇 일본 교통 시스템, 장점과 아쉬움

정확하고 깔끔한 시스템은 늘 감탄스럽지만
지하철 노선도는 복잡했고, 요금은 비쌌다.
버스 정류장 표시와 시간 안내도 부족했다.
무엇보다, 지하철 안내방송엔 한국어가 없었다.
한국인 관광객이 이렇게 많은데…?



🐞 매미 소리가 다르게 들릴 때

후쿠오카의 여름은 매미 소리가 가득했다.
나는 C C C C C C C,
남편은 지 지 지 지 지 지,
어떤 날은 쯧쯧쯧…

날개짓으로 소리를 낸다는 걸 이번에야 처음 알았다.
매미 소리를 이렇게 다르게 듣는 것도 신기했지만,
생각해보면 우리가 바라보는 세상도
저마다 다를 수밖에 없겠지.



🍽 호텔 조식, 마지막 날의 작은 실망

조식을 먹으러 내려갔는데, 접시 상태가 너무…
입맛이 뚝 떨어졌다.
이것 또한 여행의 일부.
마지막 날 아침, 오히려 라멘 하나가 더 당길 뻔했다.



🧳 돌아가는 길, 시간은 왜 이렇게 빠를까

벌써 삼박사일이 흘렀다.
공항에 나와 앉아있자니,
“어제 막 도착한 것 같은데…”
그런 말이 절로 나온다.

“여행이 짧아서 아쉬운 게 아니라, 좋았기 때문에 아쉬운 거다.”

그 아쉬움을 가방에 살짝 담아
다시 서울로, 일상으로.

 

✍️ 여러분의 쉼표는 어디쯤 있었나요?
댓글로 나눠주시면, 함께 여행하는 마음으로 읽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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