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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에세이

말귀를 못 알아듣는 사람이라니, 그 말 한마디가 내 마음을 흔들었다

영어하는 할매 2025. 7. 28. 08:00

“아, 넌 진짜 말귀를 못 알아듣는구나.”

 

몇 해 전이었다면

대수롭지 않게 넘겼을지도 모를 말인데,

그날은 이상하게 마음에 깊이 박혔다.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자꾸 맴돌았다.

 

“내가 정말 그 정도로 이해력이 부족한 사람인가…?

뭘 놓치고 있는 거지…?”

 

사실 예전부터

“너랑 얘기하면 너무 길어.”

“그래서 요점이 뭔데?”

이런 말을 종종 들어왔다.

그때마다 뭔가 고쳐야 하나 싶다가도

습관처럼 흘려보내곤 했었다.

 

그런데 그날의 그 말은

유독 상처였고, 동시에 질문이었다.

 

 

스터디언에서 시작된 씽큐베이션,

 

온라인인데 왜 이렇게 따뜻하죠?

 

그렇게 며칠을

상처와 질문을 껴안은 채 지내던 중,

우연히 스치듯 본 문구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책 읽는 습관을 들이고 싶은 분을 위한

무료 독서모임 참가자 모집.”

 

YouTube에서 ‘스터디언’이라는 채널을 알게 됐고,

그 채널 운영자가 만든 출판사 상상스퀘어에서

‘씽큐베이션’이라는 이름의 무료 독서모임을 운영 중이라는 걸 알게 됐다.

 

마침 떠 있었던 모집 공지.

‘습관’, ‘독서모임’, ‘무료’—

단어 하나하나가 천천히 마음을 이끌었다.

망설이지 않고 신청했고,

그렇게 올봄부터 씽큐베이션 독서모임에 참여하게 됐다.

 

 

처음엔 솔직히 반신반의했다.

‘온라인에서 얼마나 진지하게 운영되겠어?’

‘무료인데 정말 정성이 들어갈까?’

 

그런데 막상 첫날,

오리엔테이션을 마치자마자 생각이 바뀌었다.

 

“어? 이거 뭐지?”

 

채팅방엔 쉼 없이 질문이 올라왔고,

매니저님들은 놀랄 만큼 정성스럽고 빠르게 답해주셨다.

참여자들 역시

각자의 시선과 감정을 솔직하게 꺼내놓기 시작했다.

 

화면 너머로 전해지는 진심이

오히려 오프라인보다 더 따뜻했다.

 

책을 읽고 반드시 서평을 써야 수료가 가능한 구조였지만,

그 ‘써야 한다’는 조건이

나에겐 오히려 뜻밖의 선물처럼 다가왔다.

 

 

글을 쓰다 보니, 마음이 따라 나왔다

 

처음엔 부담스러웠다.

어떻게 써야 하지?

무슨 말을 해야 하지?

생각이 엉켜서, 몇 줄조차 써내기 어려웠다.

 

그도 그럴 것이,

꽤 오래 전부터

나는 느낀 감정과 생각을

제대로 내 언어로 표현하지 못해

답답해하고 좌절해왔었다.

 

‘아, 글은 아무나 쓰는 게 아냐.

글 잘 쓰는 사람들은 타고난 거야.’

그렇게 스스로를 포기하듯

부러워만 했던 시간도 길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어설픈 채로라도 쓰기 시작하니까

머릿속에만 맴돌던 생각이

조금씩 문장이 되기 시작했다.

 

어느 날은

‘이건 그래도 알아들을 수 있겠는데?’ 싶은

문맥이 만들어졌고,

내 안에 흩어져 있던 마음이

조금씩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다.

 

그때 느꼈다.

아, 이게 나의 언어화구나.

 

 

책을 읽고 글을 쓴다는 건

줄거리를 정리하거나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한 일이 아니었다.

 

그건 오히려,

잊고 지내던 내 마음과

다시 만나는 일이었다.

 

일상 속 사소한 장면들이

글로 남기고 싶은 ‘무언가’로 다가왔고,

잊고 있던 기억과 감정들이

지금의 나에게 말을 걸어오기 시작했다.

 

 

물론 지금도 글쓰기는 쉽지 않다.

어떤 날은

한 줄도 이어지지 않고,

내가 말하고 싶었던 방향과

전혀 다르게 흘러가 버리기도 한다.

 

그래도

지우고, 다시 쓰고,

또 지우고 다시 써 본다.

 

그 시간을 겪고 나면

조금은 내 마음이 보이기 시작하니까.

 

 

그 말 한마디가, 나를 쓰게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넌 진짜 말귀를 못 알아듣는구나”라는 그 말은

정말 내가 뭔가를 놓쳐서일 수도 있고,

어쩌면 상대가 자기 감정을 전하기 어려워

답답함을 그렇게 던졌을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그게 누구의 부족함이었는지는

이제 그리 중요하지 않다.

 

그 말이 내 안에 던져졌고,

나는 그 말을 시작으로

내 마음을 꺼내 쓰기 시작했으니까.

 

 

💭 마무리하며

 

서툴고 느리더라도,

이 연습은 지금의 나에겐 꼭 필요한 시간이다.

조금씩,

나 자신과 다시 연결되는

조용하지만 분명한 시간.

 

 

💬 여러분은 어떠세요?

 

혹시 여러분도

누군가의 말 한마디가 오래 마음에 남았던 적 있으신가요?

 

✍ 댓글로 나눠주시면,

저도 마음으로 함께 읽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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