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보통의 하루를 기록합니다.

영어 성장을 중심으로, 감성 기록을 더하며 꾸준함을 쌓습니다.

감성에세이

시끄러운 하루, 그래도 나를 잃지 않으려고 했던 날 🌿

아보하 언니 2026. 3. 2. 08:00

시끄러운 공사 소음 속에서 마음을 다스리는 법. 외부의 소음에 휘둘리지 않고,

나만의 속도로 하루를 정돈하며 '나를 잃지 않는 방법'에 관한 짧은 에세이입니다.

 

아침부터 굉음이 울렸다.
창문을 닫아도 벽을 타고 들어오는 공사 소리.

 

어제는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넘겼는데
오늘은 유난히 머리까지 흔들리는 것 같았다.

 

무언가를 하려고 앉으면
생각이 길게 이어지지 못하고 끊겼다.
차 한 잔을 마시는 일도
괜히 서두르게 되는 이상한 아침이었다.

 

괜히 짜증을 내기보다
이렇게 한 번 묻게 된다.

 

“이런 날은… 어떻게 보내야 덜 아쉬울까.”

 

 

몰입이 되지 않는 날엔
괜히 애쓰지 않기로 했다.

 

대신 손이 움직이는 일을 했다.
이메일을 지우고,
사진 폴더를 정리하고,
냉장고 안을 한 번 비워냈다.

 

밖은 여전히 시끄러웠지만
작은 것들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동안
내 안에는 조용히 정돈되는 기분이 흘렀다.

 

아주 대단한 일은 아니었지만
괜히 마음이 덜 어지러웠다.

 

 

소리를 피할 수 없으니
다른 소리를 겹쳐 보기도 했다.

 

이어폰을 끼고
영어 오디오를 틀었다.

 

공사 소리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었지만
누군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자니
내 귀가 조금은 덜 지친 느낌이었다.

 

시끄러운 날엔
세상이 아니라
내가 듣는 방향을 바꾸면 되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답답할 땐
밖으로 나갔다.

이어폰을 낀 채
조용한 골목을 천천히 걸었다.

 

어느 집에선 밥 짓는 냄새가 새어 나오고
멀리서 아이 웃음소리가 들렸다.

 

세상은 여전히 제 속도로 흘러가고 있었다.
시끄러운 건 내 주변 몇 미터뿐이었고
그 밖의 하루는
여전히 평범하게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그걸 보고 나니
마음이 조금 느슨해졌다.

 

 

집에 돌아와
짧게 한 줄을 적었다.

 

“오늘은 아무것도 못 한 줄 알았는데
그래도 나를 놓치진 않았네.”

 

기록은 늘 그렇다.
지나간 하루 속에서
‘괜찮았던 조각’을
조용히 찾아서 건네준다.

 

 

밤이 되자
공사 소리도 멈췄다.

 

생각해 보니
완벽한 하루는 아니었지만
마음이 완전히 흐트러지지도 않았다.

 

그 정도면
오늘은 충분히 잘 지나온 하루 아닐까 싶었다.

 

 

🌙

 

시끄러운 날이 오면
괜히 하루 전체가 망가진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안에도
나를 붙잡아 준 작은 순간들이
숨어 있는 것 같다.

 

오늘 당신의 하루에도
그런 조용한 조각이 하나쯤은 있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