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말 한마디에 마음이 상한 날,
우연히 들은 뇌과학 강의가 그 장면을 새롭게 보게 했다.
“말의 버릇”이 아니라 “뇌의 자동반응”이었다니 —
알고 나니 마음이 조금 덜 복잡해졌다.
⸻
말 한마디가 남긴 관계의 긴장
비가 온다며 전화해온 그 사람.
“거긴 어때?”
“여긴 안 와.”
“식사는?”
“나 지금 막 먹으려던 참.”
그러곤 내가 묻는다.
“내가 오늘 당신 먹으라고 뭐 챙겨줬지?”
“아니, 아무것도 안 줬는데…”
그 말에 머리가 번쩍.
“사과 줬잖아. 아침에.”
그제야
“아… 그거? 벌써 반쪽 먹었는데.”
그러자 나도 모르게 한마디 툭.
“당신은 늘 그래.
뭘 줘도 안 줬다고 하고,
먹고도 안 먹었다고 하고.”
그 말에 돌아온 그의 반응은 늘 같다.
“그게 뭐 그렇게 대수야.
그냥 그런가 보다 하지.
꼭 그걸 캐묻냐?”
⸻
이런 대화,
아마 한 번쯤은 누구나 겪어보지 않았을까.
사실보다 감정이 더 불편해지는 순간.
말 한마디에 섭섭해지고,
괜히 내가 예민한 사람처럼 치부되는 그 때 말이다.
⸻
💬 ‘사실 확인’이 아니라 ‘존중의 문제’
말실수는 “별일 아니게” 흘려보내면서,
그 속에서 내 말은 늘 “꼬투리”가 된다.
“그게 뭐 그렇게 대수야.”
그 한마디 안엔
‘당신의 감정을 굳이 신경 쓸 필요는 없다’는 태도가 숨어 있다.
나는 단지,
상대가 자신의 말이나 행동을
조금은 진지하게 되돌아봐주길 바랄 뿐인데,
그건 늘 사소한 일로 취급된다.
결국 화난 사람은 나,
무심한 사람은 그가 되고,
남는 건 설명되지 않은 서운함뿐이다.
⸻
🧠 뇌과학 강의에서 찾은 해답
그런데 얼마 전,
그 모든 당혹감과 불편함을
무색하게 만든 강의를 들었다.
강의자는 이렇게 말했다.
“뇌는 에너지를 최소화하려는 방향으로 작동한다.
그래서 자주 쓰는 말일수록
점점 더 쉽게, 자동으로 튀어나온다.”
즉, 그가 “아무것도 안 줬는데”라고 말한 건
기억이 사라진 게 아니라,
‘받은 기억을 꺼내는 과정’을
뇌가 건너뛴 것이었다.
그 말은 단지,
뇌가 에너지를 아끼려 한 결과 —
습관적인 자동반응이었던 것이다.
⸻
“어머나, 자동반응이었다니.
어쩌면 좋아, 그동안 내가 쏟은 에너지는 뭐임?” 😅
그 사실을 알고 나니,
조금 허탈했고 동시에 조금은 가벼워졌다.
이제는 그 상황을 조금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됐다.
⸻
이런 경험,
혹시 여러분도 있지 않나요?
“그럴 수도 있었겠구나.”
그렇게 이해의 순간에
속상함이 스르르 덮여버린 적요.
이해는 상처를 완전히 없애진 않지만,
그 감정을 다루는 나를 조금은 바꿔놓는다.
⸻
마무리
그나저나,
자꾸 이렇게 되면
상대를 더 자주 이해하게 될 것만 같아,
공부를 그만둬야 할까 봅니다. 😅
⸻
당신에게도
‘별것 아닌 말 한마디’가 오래 남았던 적 있나요?
그때의 마음은 어땠나요,
살짝 나눠주세요.
당신의 이야기도
누군가의 이해가 될지 몰라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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