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보통의 하루를 기록합니다.

감성 글쓰기와 영어 성장, 그리고 꾸준함의 힘.

감성에세이

책은 호기심 1도 없지만 설레는 이유

영어하는 할매 2025. 9. 1. 08:00

👉 아주 보통의 하루, 글과 영어로 천천히 자라는 기록. 따뜻한 감성과 실용 영어를 함께 나누는 아보하 언니의 공간입니다.

 

낯선 끌림

며칠 전, 우연히 짧은 영상을 하나 봤다.
두 개의 신경세포가 서로 만나려고 애쓰는 장면.
그리고 ‘뇌가소성’이라는 단어.

낯설었지만, 그 말이 자꾸 맴돌았다.
“나이 들어도 뇌가 변한다”는 걸 보여주는 듯해서였을까.
어쨌든 그 짧은 순간이 내 마음에 묘한 끌림으로 남았다.



그 뒤로 자꾸 비슷한 영상이 눈앞에 뜬다.
“나이 들면 책 안 읽으면 뇌가 굳는다.”
“두꺼운 책 한 권만 끝내도 머리가 환해진다.”

처음엔 그냥 흘려보려 했는데, 또 보게 된다.
잊은 줄 알았는데, 다시 마주친다.
알고리즘, 너 뭐냐… 내 마음을 어떻게 아는 거야.



폭력의 유산, 그리고 아이러니

그러다 ‘울트라 리딩’이라는 이름의 온라인 독서 모임을 우연히 알게 됐다.
1000쪽이 넘는 두꺼운 책, 제목은 폭력의 유산이라고 했다.
영국 제국주의와 식민지의 폭력을 다룬 역사책이라고 한다.

솔직히, 제목만 봐도 딱딱하고 지루하다.
한국 역사도 잘 모르는데 내가 영국 역사를?
호기심도 전혀 없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그걸 신청했다.

 

책 때문이 아니라, 시스템 때문이었다.


• 진도표
• 인증 대시보드
• 단톡방 인증
• 그리고 읽은 뒤 느낌 나누기

혼자였다면 엄두도 안 냈을 텐데,
이런 장치들이 등을 확 떠밀어주니,
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번 울트라 리딩에는 신영준 박사도 직접 참여한다고 했다.
단톡방에 들어와 하루 50페이지씩 우리와 같은 속도로 읽고 인증한다니,
그 얘기에 솔직히 더 혹했다 ㅎ

📌 이런 방식은 ‘집단 독서법’의 일종이다. 개인의 의지보다 환경의 힘을 빌려 완독률을 높이는 방법인데, 

특히 중장년층에게도 점점 더 관심을 끌고 있는 분위기다.




한 달 뒤 나는 어떤 모습일까.
1000쪽을 다 읽은 나를 선명히 상상할 수는 없다.
왜냐면 상상은 결국 경험에서 나오는데,
나는 아직 그 경험이 없으니까.

그래서인지 더 궁금하다.
예상할 수 없어서 잘 모르겠는데,
그 애매한 자체가 오히려 설레는 것 같다.

📌 뇌가소성 연구에 따르면, 이렇게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것만으로도 뇌 회로는 활발히 반응한다고 한다. 

즉, 책을 완독하든 못하든 ‘시작했다’는 행동 자체가 이미 뇌의 변화를 촉발하는 셈이다.


 

그래서 나는

솔직히 말하면, 
긁적긁적… 투덜투덜… 마치 못 이기는 척 끌려온 사람 같다.
“아휴, 뭐 어쩌겠어. 떠밀렸으니 한 번 해보는 거지.”
그런 마음가짐으로 발걸음을 내딛어본다.

그리고 오늘, 9월 1일.
울트라 리딩이 딱 시작되는 날이다.
마치 달리기 출발선에 서서 자세를 취하다가,

“요잇땅!”
소리에 맞춰 뛰어 나가는 기분이다.

책은 여전히 호기심 1도 없지만,
나는 이미 출발선 위에 섰다.
그리고 설렘 반, 궁금증 반으로 한 발을 내딛었다.



🌱 여러분도 혹시,

억지로 떠밀리듯 시작했는데,
오히려 새로운 재미나 설렘을 느껴본 적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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