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치 않은 알고리즘의 소음에 흔들리다 마주한 옛길 차마고도. 수면 위로 꺼내놓고 보면 별거 아닌 듯했던 나의 고민들을, 그 길 위에서 가만히 내려놓게 된 기록입니다. ⸻나는 본래 묵직하고 슬픈 장르를 즐기지 않는다. 일상도 버거울 때가 많은데, 굳이 화면 속에서까지 타인의 처절한 삶을 마주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날도 평소처럼 다큐멘터리를 즐겨 보는 남편이 거실 TV 앞에 앉아 있었다. 식사 준비를 하며 거실을 오가던 나는 어느 순간, 슬며시 그 곁에 주저앉아 화면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렇게 예순을 넘긴 나이에 계획에도 없던 험난한 옛길, 차마고도를 만났다. ⸻ 오래된 길 앞에서, 마음이 잠시 멈췄다 카메라는 해발 높은 산자락을 천천히 훑었다. 안개에 젖은 벼랑길 한쪽으로 말들은 묵직한 짐을..